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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미 마음을 정했어

옷소매 붉은 끝동 EP 12 꽃이 또 피려나.. - 덕임아 … 왜 여기 있었지? 저하를 뵐 수 있을까 봐… 뵙고 싶어서 기다렸습니다. 상처는 어떠십니까? 아직도 많이 아프시옵니까? 오늘 하루 수백 명의 사람들을 만나 수천 가지 질문을 들었지. 누구도 내 상처에 대해서 묻지 않았어. 오직 너뿐이다. 내가 널 생각하듯 너도 날 생각한다면 이곳에 있을 거라 생각했다. 소인은 그저 … 저하의 상처가 염려되어 … 송구하옵니다. 의녀가 아니라 상처를 싸맬 줄 모릅니다. 상관없다. 네가 뭘 할 줄 알든 할 줄 모르든. 상관없다. 덕임아. 난 이미 마음을 정했어. - 저하, 소인은… 지금 당장은 아니야. 너에게 물어볼 것도, 들어야 할 것도 많지만. 지금은 겨를이 없으니까. 그러니까. 나의 마음도 나중에 말할 것이고...

그의 눈물은 그녀의 눈물처럼 떨어졌다.

[옷소매 붉은 끝동] 09 - 10화의 이야기 우리 사랑은 어찌 이리도 아릴까 그 순간에는 우리의 마음이 같았다. 서로를 원한다는 마음. 누군가는 누군가를 그리워했고, 누군가는 누군가에 안도했다. 그렇게 마주한 그 순간만큼은 두 사람은 국본도, 궁녀도 아니었다. 덕임은 산의 품에서 뒤늦게 정신을 차렸다. 감히 바라볼 수도 만질 수도 없는 분과 껴안고 있었다. 당황스러움에 덕임은 아무 말이나 내뱉어 상황에서 빠져나가려 했다. 허둥거리는 덕임으로 인해 물동이까지 덜거덕 혼란한 소리를 내었다. 산은 그녀의 온기가 남은 손과 제 품을 내려다본다. 갑자기 멀어진 온기는 뭉툭한 칼등 같아서 아프진 않았지만 마음은 씁쓸했다. 늘 덕임 보다 넓은 보폭으로 앞서 걷던 산이었다. 하지만 제 품에서 도망친 덕임을 쫓아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