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소매 붉은 끝동
EP 05
대리청정 때문이라면 아직 정식으로
교지가 내려온 것도 아닙니다.
너무 신경쓰지 마십시오.
어찌 신경이 쓰이지 않겠니.
대리청정은 입지를 다질 수 있는 큰 기회야.
허나 실수라도 한다면
순식간에 전하의 신뢰를 잃고 궁지에 몰리겠지.
지금이 얼마나 중요하고도
위험한 때인지 아느냐.
하필 이럴 때 생각시들의
계례식이 열리다니…
생각시들의 계례식이
소자와 무슨 상관입니까.
"새로운 여인들이
네 눈 앞에 나타나겠지.
젊고, 새로운 여인들이.
전하께서는 동궁이
학문을 게을리하고
여색을 가까이 할까
늘 걱정하신다.
윤허도 받지 않고
후궁이라도 들이게 되면
큰 일이 벌어져."
아시지 않습니까.
소자는 한 번도 궁녀를
가까이 한 적 없습니다.
앞으로는 달라질지도 모르지…
아니요, 소자는 궁녀를,
미천한 신분의 여인을
곁에 둘 생각이 없습니다.
명문 사대부가의 여식만이
소자의 곁에 있을 자격이 있습니다.
그런 여인만이 정통성 있는
후계자를 낳을 수 있고
그런 후계자를 두는 것이
소자의 의무입니다.
왕세손으로 태어나
호의호식하며 자랐습니다.
귀한 음식을 먹고
값비싼 비단옷을 걸치는 매 순간
쌓여가는 의무가 있었습니다.
저는 제 자신을
온전히 이 나라
조선을 위해 바칠 것이며
결코 사사로운 마음을
앞세우지 않겠습니다.
어머니께서 듣고싶으셨던
대답은 이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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